[티처빌매거진] 현상기반학습으로 '코로나19 프로젝트' 진행

발행일 : 2021-07-05 15:01  

[티처빌매거진 Interview & PEOPLE]

현상기반학습으로 '코로나19 프로젝트' 진행 

MS팀즈, 원격제어, 문서공유, 확장성 등에서 활용하기 좋아 

 

글. 김현정 노원초등학교 선생님 

 

서울 노원초등학교에서 온라인으로 현상기반학습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현상기 반학습이란 구성주의 형식의 학습 혹은 교수법으로 학습자들이 과목 중심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닌 주제나 콘셉트를 갖고 모든 과목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PBL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과 유사하지만 ‘현상’에 중심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어떻게 온라인 으로 프로젝트 수업까지 가능했을까 싶지만 들여다보니 융합 수업이었음은 물론 아이들 의 시야를 사회로까지 확장해준 알찬 수업이다. 김현정 선생님은 “최근 학력 저하 논란이 많지만, 오히려 ICT를 다루는 능력, 자신의 의견을 화상으로 표현하는 등의 다른 역량은 향상됐을 것”이라며 온라인 수업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Q. MS팀즈로 현상기반학습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셨다고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어떤 수업을 아이들과 해볼 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초등 담임이기도 하고 ‘현상기반학습’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해오던 터라 현상을 중심으로 프로젝트형 수업을 진행하게 됐어요. 온라인 수업이지만 그게 제약이 되진 않았고, 오히려 화상으로 진행함에 따라 의외의 기회도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관심사를 찾고 한 가지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자연스럽게 연계하며 몰입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Q. 현상기반학습이 아직도 생소한데요, 수업사례로 소개해주세요.

앞에서 PBL 기반의 프로젝트 수업과 유사하지만, 현상에 기준을 둔다는 점에 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을 했는데요, 가령 ‘생명’에 대해서 배운다고 할 때 현상 기반학습은 ‘현상을 정의’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들여요. ‘생명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해?’, ‘생명에 관해서 어떤 점이 궁금해?’, ‘생명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점이 있어?’와 같이 생각을 계속 확장해 가면서 아이들 스스로 ‘우리가 배워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등을 정의해보도록 해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 더 논의해 보고 싶은 주제를 정하고 개인 또는 모둠별로 프로젝트를 하는데,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와 연구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최근 현상기반학습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수업사례는 ‘코로나 해피 바이러스 프로젝트’인데요.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위기 상황에 관심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진행해 봤어요. 6학년 교육과정 중에 ‘지구촌 문제 탐구’가 있는데 이와 연계해 세계 지형, 기후부터 전 세계 코로나19 현황까지 조사했어요. ‘세계 여러 나라’라는 사회 단원에 문 화를 넣고 사건을 넣고 코로나19까지 살펴봤는데, 이야기하다 보니 아이들이 ‘마스크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등과 같은 가짜뉴스에도 관심이 많더라고요. 이때다 싶어 국어 과목의 비판적 사고를 수업에 녹여 융합 적인 수업도 될 수 있도록 했어요. 수업을 진행하면서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길 나눴는데요. 그러다 보건소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와 마스크를 보내게 됐어 요. 학년 프로젝트 예산에서 마스크 200장 정도를 구매해 보건소 선별 진료소 로 보냈는데,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많이 감동하셨대요. 이후 고맙다고 마스 크를 받는 영상도 찍어 유튜브에 올려주고, 노원구 보건소장님과도 연결돼 한 해 동안의 고생담을 중심으로 온라인 학생 강연도 들을 수 있었어요. 눈물 없 이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에 아이들도 저도 느낀 게 참 많았어요. 세상에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Q. 전문가와 함께하는 연구가 특징이라고 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했나요?

우연한 기회에 WFP(World Food Program) 한국사무소를 알게 돼 전문가 화 상 만남을 진행했어요. WFP는 유엔의 전문기구로 국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비정부기구예요. 당시 사회과에서 비정부기구에 대해 학습하고 있었는데, 너 무나 반가웠죠. 노원초 급식실과 연계해 급식량을 조절해 음식이 남지 않도록 하고 그렇게 절약한 음식을 다른 곳에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해주셨고, 그 기 회를 통해 유엔 WFP 한국사무소장님과 아이들의 특별한 화상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어려워진 WFP의 활동들과 역할을 아이들에게 소개 해주셨는데, 아이들이 정말 감화를 많이 받았어요. 이후 아이들이 식량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급식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주변 사람에게 WFP 활동을 알리는 활동도 했어요. 실제 전문가와의 만남은 현재 우 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아이들을 연결해주는 통로인 만큼 가능한 한 경 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Q. 이렇게 현상기반학습을 실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현상기반학습은 2016년부터 핀란드 정식 교과 교육과정에 들어간 프로젝트인데 요, 국내에 이를 소개하는 저서를 번역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매우 생소했는데요, 공동 번역하는 선생님들과 연구 모임을 갖고, 책의 저자인 키르스 티 론카 교수님과 현상기반학습에 대해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호기심이 생겼어 요. 핀란드는 교육에 있어서 열과 성이 넘치는 나라잖아요? 이런 나라에서 전 학년 대상으로 꼭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그 끝에 미래 교육이 있음을 알게 됐어요. 우리는 앞으로 어떤 문제가 닥쳐올지 모르 는 시대에 살고 있고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한데, 현상기반학습이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 시작하 게 됐어요. 

 

Q. 현상기반학습의 장점과 어려움을 한 가지씩만 꼽는다면요?

무엇보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교과서에 있는 지식과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함께 배우면서 학습의 흥미와 동기가 강화되고 그렇다 보니 아이들의 몰입도가 높아요. 반면 정해진 교육과정과 성취 기준 속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어려움은 있어요. 그래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 성취 기준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아요. 저도 프로젝트를 시작 할 때 항상 걱정이 앞서는데요, ‘과연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잘 따라올까’와 같은 고민이 연속돼요. 하지만 실패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우리 는 또 무엇인가를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 믿고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Q. 원격수업 도구로는 MS팀즈를 활용한다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먼저 MS팀즈는 안정성과 보안이 뛰어나고 공동 협업 문서 작성 기능이 뛰어납니다. 아무래도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보니 꼭 아이디나 자격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어요. 증명이 귀찮을 수도 있지만, 증명만 되고 나면 그 안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팀즈가 원래 유료 프로그램이거든요? 그런데 교육용에서는 아주 많은 것을 개방해주고 있어요. 분석 프로그램도 장점이에요. 모든 선생님이 공감하실 텐데 과제 채점이 힘들고 시 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MS팀즈를 사용하면 아이들 성취 수준이 데이터로 쌓여 서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뛰어나고 부족한지 알 수 있어요. 또 MS팀즈에 다른 앱을 가져와 활용할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인사이트’라고 하는 분석 프로그 램도 그중 하나예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특정 시간에 아이들이 완료한 과 제가 몇 퍼센트이고, 피드백 시간이 얼마나 걸리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온라인 활동을 했고 누구랑 가장 많이 온라인 활동을 했는지 등을 분석해줘요. 사용해 보니 확장성 면에서도 정말 좋더라고요.

 

Q. 선생님들이 활용하기 좋은 MS팀즈의 주요 기능을 소개해주세요.

협업 중심 플랫폼답게 협업 기능이 탁월해요. 같이 프로젝트를 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요. 윈도에서 원격제어 기능도 편리해요. 제가 원격 제어를 신청하고 학생이 허락해주면 그 사람의 컴퓨터로 연계될 수 있어요. 수 업하다 보면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때 그 친구에게 제어권을 허락해 달라고 해 승낙을 받은 후 놓쳤던 부분을 짚어 주며 ‘이쪽으로 따라와’, ‘이 부분을 클릭하면 돼’라고 알려줄 수 있어요. 원격으로 1:1 교육이 가능한 거죠. MS 문서를 공유하고 함께 프로젝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요. 화상을 키고 같이 협업하며 파워포인트로 함께 문서를 만들고 서로 발표까지 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에요. 

 

 

Q. 끝으로 원격수업과 관련해 동료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잘 마무리된 사례만 소개했는데, 실은 실패한 적이 많아요. 원격수업이 생소한 데 어떻게 처음부터 잘할 수 있겠어요. 정해진 수업시간 안에 내가 목표로 한 활동을 다 담아내려는 욕심이 있어서 원격수업에서 하고자 하는 활동이 제대로 구현이 안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부분을 조금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수업을 할 수 없으며 실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떨 땐 낙심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하루하루 문제를 해결 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그런 경험이 하나씩 모이다 보면 어느샌가 어 제보다 나은 오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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